아름다운 헌금, 바른 헌금 - 보험금 기부와 기부금영수증 이야기

박훈
2025-12-28

아름다운 헌금, 바른 헌금 - 보험금 기부와 기부금영수증 이야기

박훈 실행위원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혹시 보험금도 교회에 헌금할 수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그리고 헌금 영수증을 제대로 받고 계신가요? 교회에 대한 기부는 신앙인들에게 익숙한 신앙생활의 한 부분입니다. 십일조, 감사헌금, 건축헌금 등 다양한 형태의 헌금 외에도 부동산, 주식, 심지어 보험금까지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세금 관련 문제를 다루는 기관)의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교회 기부가 가진 의미와 주의할 점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감동적인 보험금 헌금 이야기

- 미국 국적자의 아름다운 보험금 기부 사례

 

2022년 4월, 한국인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미국 국적자 A 씨의 이야기입니다. 20년간 한국에서 살았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정부24의 '안심상속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A 씨는 집안의 통장과 서류를 뒤져가며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1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뜻밖의 보험증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A 씨는 자녀들과 상의 후, 고인이 50년간 다녔던 교회에 보험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고인의 신앙과 삶을 기리는 아름다운 결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세무 당국은 처음에는 공익법인(세금 혜택을 받는 비영리단체) 기부로 인정했으나, 내부 감사에서 "상속세 신고기한(사망일로부터 6개월) 후 기부는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세법에 명확하게 규정된 내용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다행히 조세심판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정보 접근의 한계, 유품 정리 중 우연한 발견, 발견 후 3개월 내 전액 기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세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라 진심으로 드린 헌금으로 보아 기부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주의해야 할 거짓 영수증

- 거짓 기부금영수증의 그늘

 

하지만 모든 교회 기부가 이처럼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거짓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한 단체 24곳 중 16곳(67%)이 교회나 사찰 같은 종교단체였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무거운 과제를 던져줍니다.

한 단체는 309회에 걸쳐 22억 4천만 원의 허위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금 문제를 넘어 종교의 본질과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가짜 영수증은 국가의 세금 질서를 해칠 뿐만 아니라, 정말 귀한 마음으로 헌금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걸림돌이 됩니다.

 

올바른 헌금을 위한 실천 지침

- 건전한 교회 기부문화를 위하여

 

교회 기부는 신앙의 표현이자 이웃사랑의 실천입니다. 보험금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기부가 가능하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유의사항을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기부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받은 재산을 기부할 때는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기부를 마쳐야 세금 혜택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A 씨의 사례처럼 구제받을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정해진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기부금영수증은 정직해야 합니다. 기부금영수증은 실제 기부한 금액만큼만 발급받아야 합니다. 가짜 영수증은 헌금한 성도와 교회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게 되며, 교회의 공익법인 자격 취소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 시 기부금 세액공제는 소득의 30%까지 가능하니 이 한도 내에서 정직하게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투명하게 운영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교회는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헌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성도들에게 정직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이는 법 이전에 하나님 앞에서 신뢰받는 교회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도덕적 책임입니다.

 

맺으며

 

A 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하나는 진정한 신앙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기부의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배려하는 행정의 필요성입니다.

교회는 거짓 기부금영수증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투명하고 정직한 재정 운영으로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빛과 소금의 역할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예배일 것입니다.

"각 사람이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니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린도후서 9:7)

말씀처럼, 기부는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귀한 헌금을 받는 교회는 더욱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스스로를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헌금하실 때는 정확한 금액의 영수증을 받으시고, 교회 재정이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교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