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공시제도 업계와 보조 맞춰야

이천화
2021-06-01

공익법인의 공시제도는 2007년 도입되었지만 기부금품의 모금내역과 사용내역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강화되고 있다. 사회적 인식변화와 투명성의 확보를 위해서 공시의무의 강화는 현시대의 흐름에 당연한 요구라고 보여진다. 2020사업연도부터는 모든 공익법인(종교법인은 제외)들이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 한다. 2019사업연도까지만 해도 수입금액 3억이상, 자산총액 5억 이상인 공익법인만 의무공시 대상이었으나 공시대상이 확대되면서 종전의 9,200개에서 대략 16,000개로 대상이 확대된다. 신규로 대상이 되는 소규모 공익법인 등에게는 간편양식으로 신고토록 약간의 유예를 주었지만 현장의 반응은 아직 실제적인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익법인의 회계감사 의무도 강화되었다. 종전은 자산총액이 100억 이상인 공익법인이 공시 대상이었지만 2021사업연도부터는 수입금액 50억이상이거나 기부금 수입총액이 20억 이상인 공익법인 등도 해당이 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1400개에서 2000개로 외부회계감사 대상이 증가될 전망이다. 공익법인이 외부회계감사를 받지 않으면 총 수입금액의 0.7%의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감사를 받기 위해 공익법인 내부에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국세청에 공시하는 것 이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여도 그것을 실행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취지가 훼손되거나 건전한 기부문화의 정착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영리 공익법인의 회계와 세무가 일견 단순하고 쉬어 보이는 면이 있다. 하지만 비영리공익법인의 실무를 접하다 보면 나타나는 다양한 사례들이 영리법인에 비해 반드시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욱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관련법과 규정도 비슷하다. 2018년부터 시행되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 역시 공익법인도 복식부기로 작성된 재무상태표와 운영보고서를 반드시 작성하여야 한다. 더욱이 재무제표의 일부인 주석사항까지 공익법인이 직접 작성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러한 공익법인의 회계기준을 이해하는 인력 pool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공익법인을 위한 적절한 회계프로그램도 아직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따라서 공익법인의 공시제도에 대한 법과 규정에 대한 미비점의 보완 그리고 공익법인 제도에 부합하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유될 때 비로소 공익법인의 공시제도 강화는 업계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업계에 대한 인식전환과 정부의 자각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역할 분담을 기대해 본다.